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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9일 목요일

볼수록 불편한 그림 - 안톤 세메노프(Anton Semenov)의 일러스트

Society

본 포스팅은 그로테스크함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로테스크한 작품에 대해 평소 혐오감이나 불쾌감이 있으신 분은 더이상 스크롤을 내리지 말아주세요. (에로틱한 내용은 없습니다)

광범위한 의미의 <괴물> 테마 작가 소개의 연장선상입니다. 러시아 일러스트레이터 안톤 세메노프(Anton Semenov)의 작품 연작이고요. 이 작가에 대한 정보는 위키피디아에도 없을 정도로 제한적이네요. 웹상의 아이디가 gloom82 입니다만 82년생은 아니더군요. 프로필을 보면 "Let my works speak for myself" 라고 되어 있어요. 혹시 영어로 자기소개가 힘든거 아닐까요? ㅡ.,ㅡ; 러시아어로 된 사이트까지 가 봐도 제대로 작가 개인 정보는 거의 찾을수 없군요.

Pxleyes.com이라는 매체에 실린 Anton Semenov와 인터뷰가 있어서 중간중간에 편집해 넣겠습니다. 아마츄어리즘에 입각한 매체인듯.. 대학생 동아리에서 취재한 듯한 느낌의 인터뷰입니다. 원래 좌표는 아래 참고요..



이 작가의 대표작은 아무래도 Society라는.. 이 포스팅 대표그림으로 되어 있는 작품일듯 하네요.

<Andy's Room>

<Apocalypse_묵시록>

안톤 세메노프는 2011년 인터뷰 당시 28세 - 아이디가 Gloom82여서 82년생인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요 - 로 러시아 브라츠크(Bratsk)에서 태어나 줄곧 그곳에 살았답니다. 브라츠크는 작은 도시로 별로 흥미로울게 없는 곳이라는군요. 현재 커다란 검은 고양이와 살고 있고 솔로같네요. 광고 대행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군요.

<Arlecchino>

<Army of Mushroonm>

<Auschwitz_아우슈비츠>

초현실주의 경향을 보이는 젊은 작가 안톤 세메노프의 작품은 독특한 상상력도 매력적이지만 테크닉과 정밀함에 있어서도 감탄을 자아냅니다. 특히 작품들을 확대해서 디테일을 살펴보면 재밌는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고 놀라게 되는 경우도 있네요.

<Bad Dog>

<Bird House>

<Black Dream>

안톤은 2007년부터 컴퓨터 그래픽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 전에는 연필이나 잉크, 물감 등 전통적인 방법을 선호했다는군요. 어린시절부터 드로잉은 시작했고, 지방의 예술학교에서 공부했는데 아주 따분했다고..
학교공부는 끝까지 마치지 않고 3년만에 떠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년동안 디자인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전공을 했다는 소린지는 명확하지 않네요.

<BRAZ mechanics destroying>

<C>

<Children of the War>
 작품을 창조할 때 특별히 영감을 얻는 방식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일상적인 것을 다른 각도에서 보려고 노력한다고 얘기합니다. 우리가 못보고 놓치는 경우가 많지만 주변 세상은 온통 영감을 주는 것으로 가득하다고요..

예술가적 감성을 지닌 젊은 작가가 상투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만
이 말은 HR Giger와 같이 지독한 악몽과 약물에서 오는 환각과는 다른 차원인듯 합니다. 실제 안톤의 개인사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작품 해석의 단초를 제공하네요.
개인사적인 꿈의 영역으로 빠지지 않고 현실에 근거한다는 힌트.


<City of Decay_쇠락한 도시>

위의 인터뷰에 기초하여 작품을 재해석하면 그가 보는 세계 - 주변 도시 풍경은 이미 황폐화되었다고 볼수 있겠네요. 작가 내면의 황폐가 아닌 문명의 황폐와 쇠락을 보고 있다는 거죠. 창문의 모양마저 일정한 지극히 규격화된 비인간적 세상은 짐승과 괴물을 양산하고 있다는 메시지일까요?

<City of Decay 2_쇠락한 도시 2>
잿빛으로 가라앉은 쇠락한 도시에는 생명력 강한 쥐들이 자기 세상을 만났고 붕대를 감은 사람인지 괴물인지 모를 존재에겐 희망이란 보이지 않네요. 깨진 창문 가운데에는 지친 육신을 어서 영원한 안식으로 보내라는 듯 효수를 위한 고리가 드리워져 있네요.

<Doggy>

<Evening Detour>

<Evil>

안톤은 인터뷰에서 본인의 경향에 대해 분명히 밝힙니다.
나는 판타지를 그리는 작가가 아니다. 사실(Facts)을 시각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가깝다. 대부분의 스토리는 이미 실존하고.. 일상에서 얻는 영감을 기록하는 것이라는데요..

<Evil>이라는 작품은 얼핏 보면 도너츠 같아 보이는데.. 사실은 거대한 누에고치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듯합니다. 원형 주변에 구경(?)하고 있는 것은 인간 비슷한 존재나 소와 비슷한 동물인데요. 그 크기를 비교해 보면 이 입자가속기처럼 보이는 고치가 엄청나게 큰 것을 알수 있죠.
제목이 Evil인데.. 이 안에는 도대체 어떤 괴물이 웅크리고 있는 걸까요? Giger의 작품이 에일리언과 프로메테우스에 차용되었듯이 세메노프의 디자인도 조만간 영화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F5>

<Gaping_입을 크게 벌린>
 저 구멍이 입을 벌린 거라네요.
입벌린 존재의 내부는 뭘까요.. 다른 우주로 통하는 구멍인가요?

<Go Freak>

<Heat of the Land>

<Hill>

안톤의 작품에 등장하는 배경 혹은 장소는 그 자체로서 괴수화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거죠. 심해괴어 크라켄이 마치 무인도처럼 떠 있는 경우가 있듯이.. 안락해 보이는 꽃동산이 사실은 거대한 괴물의 등이었다는 상상은 으스스합니다.
그런데 사실상 우리의 삶의 기반인 지구도 땅밑에는 마그마가 끓고 있는 불덩이 위의 얇은 지표위에 살고 있는 것이니.. 이런 불안한 삶의 조건(Fact)을 시각적으로 해석한 것이 바로 이런 작품일지도 모르겠네요.

<Hit! Hit! Hit!>

<Hit! Hit! Hit!>

<Hostess of the Copper Hill>

작품 제목과 내용이 건강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바로 위의 작품의 앞쪽으로는 감금된 사람들로 보이는 존재와 죽은 새가 놓여져 있고 <Home>이라는 작품의 어두운 배경에도 음침한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무엇이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초현실주의를 가져오게 할까요.

<Immortal_불사>
 안톤 세메노프가 참여할 영화 제목이 결정되었네요. <Immortal> 정도가 적당하겠습니다. :)
메인 캐릭터도 이정도면 시각적 임팩트 있지 않나요? 

<Jump>
 <델마와 루이스>의 마지막 절벽 점프를 연상시키네요. 출구 안쪽의 지독하게 길고 어둡고 그로테스크했을 내부를 생각하면 점프! 할만 한 것 같군요 !

<King of the Hill>

<Kolobok>

<Kolobok>

<Lola>

<Lung>

<Mad Dog>
 이 작품은 확대하여 디테일을 살펴보면 그로테스크합니다.
작은 인물 형상과 괴수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요.
MAD DOG은 거꾸로 읽으면
GOD DAM(n)을 의식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Mirror of Destiny>

거울은 모름지기 실존을 비춰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저 거울을 들여다 보는 순간, 다른 우주로 빨려들어가 버릴 듯한 깊은 불안이 있는 듯 합니다.

<Morning>

<Morning>

<No> 

<Noon>

이 작품은 아마도 사진작가 랄프 깁슨의 <몽유병자>에서 모티브를 얻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아니면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제 블로그에도 포스팅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저는 랄프 깁슨의 사진 쪽이 더 공포스럽네요.
사진쪽이 더 현실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이 작품도 정체모를 상대의 한낮의 침입을 소재로 합니다.

<Ocean Echo>

그림 안에 그림이 있고 그 안에 또 같은 그림.. 무한 반복과 자기 복제성을 보여주네요.
이 그림을 보고 있는 나..
나도 혹시 저 프레임 안에 들어있는 것은 아닌지..?
무한 루프에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간혹 엘리베이터를 타면 양쪽에 거울이 설치되어 있고 내 얼굴이 무한히 반복되어 나타나면서
저 멀리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일상의 그로테스크를 경험할수 있는데요.

비슷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Old Clown>

<Olesya>

<Piebald>

<Polar Bear>
 나름 귀여운(?) 북극곰인데 가슴에는 "벌들의 적"이라고 새겨져 있네요.
북극엔 벌이 없을텐데...


<Red Ridinghood>

<Red Ridinghood>

<Silence>
 인셉션처럼 하늘에도 반전된 이 세상이 있네요.
이 세상의 복사판인 것인지.. 또다른 평행우주가 펼쳐져 있는 것인지 알수 없지만
무엇인가의 매개로 인해 두 세계가 조우하고 있습니다.

<Snow Maiden>

<Snowman>

<Society>

처음부터 가장 대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Society>입니다.
비교적 전하는 메시지가 명확한 것 같아서 다른 애매한 작품들을 해석하는 데도 기준이 되는 작품이네요. 전체적으로 사람의 얼굴을 형성하고 있지만 그 안의 요소를 이루는 것은 100% 사람의 팔이군요. 사회적 대면의 기본요소인 얼굴없이 수단이 되는 손만 가득합니다. 그 손들은 서로의 연대를 목적으로 한다기 보다 본능적인 생존을 위해 붙잡고 있는 느낌입니다. 개중에는 불만에 찬 주먹들도 보이는 것 같구요.
본능적인 생존이라 판단되는 근거는 전체를 이루는 얼굴 모양이 절규에 가깝기 때문이죠.

백번 양보해서 저 손길들이 연대의 손길이라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로 암울합니다.
미국의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 교수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통해 모든 인간집단은 개인과 비교할 때 충동을 올바르게 인도하고 억제할 수 있는 이성과 자기극복 능력, 다른 사람의 욕구를 수용하는 능력이 훨씬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하죠. 집단 간의 관계는 윤리적 관계보다 정치적 관계로 맺어지게 되고 개인차원에서 발휘될수 있는 미덕들을 발현하게 어렵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안톤 세메노프가 지적하려고 했던 부분이 바로 이런 집단의 광기, 사회의 집단 이기심일지도 모르겠네요. 

<Stone House>

<Surrogate>

<Talisman>

<The one who cares for us>
 저 TEFAL 양동이에 들어가 서 있는 분은 누구실까요?
세속적 상징인 TEFAL 양동이에 발을 담그고 머리는 하늘 위 구름 위에 감추고 있어 발 아래가 보이지 않네요.
목에 걸린 밧줄은 자살일까요? 교수형의 흔적일까요?
Bible을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일까요? 타인을 위한 것일까요?

세속화되었으나 막상 현실의 고통은 외면하는 종교를 비판하는 코드가 담겼다고 해석되지만..
글쎄요? 정답은 무엇일까요? 


<The one who lived in the attic>

<Thistle>

<Trackwalker>

<Weiss Secret>


<Zimmer>
안톤의 작품들은 Giger의 섹슈얼한 긴장감이나 백진스키의 극도의 신체변형이나 타나토스적인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감상에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이런 작품들을 더 힘들어 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볼수록 불편해지는 그림이라면 그만큼 우리 안에 뭔가가 이것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것인데 그 정체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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